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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데이' 리뷰_ 이별을 극복하는 자세

LIama 2019. 1. 15. 12:30

영화 '원데이' 리뷰_ 이별을 극복하는 자세




오늘의 영화는 제가 이별할 때마다 찾아보는 영화 '원 데이'의 감상평입니다.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데요. 가장 큰 이유는 사랑과 이별 그리고 극복에 관한 이야기가 잘 녹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아끼고 좋아하는 영화지만, 저의 시각으로 다시 한번 더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에게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주의 부탁드립니다

영화 시놉시스


하루를 살아도 만나고 싶은 사랑!

전세계의 가슴을 울린 사랑이 온다!

1988년 7월 15일, 대학교 졸업식 날,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 엠마와 덱스터. 뚜렷한 주관이 있는 엠마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려는 포부와 ‘작가’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부유하고 인기 많은 덱스터는 여자와 세상을 즐기고 성공을 꿈꾸며 서로 다른 길을 걷는다. 마음 속 진정한 사랑이 서로를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 한 채 20년 동안 반복되는 7월 15일, 두 남녀는 따로 또 같이 삶의 순간들을 마주하는데…




이야기는 사실 특별하지 않습니다. 잘생긴 남자주인공 '덱스터'(짐 스터케스)와 약간 너드한 여자주인공 '엠마'(앤 해서웨이)가 7월 15일에 처음 만나 매년 7월 15일에 만나며 엇갈리고 엇갈리다 결국에는 이루어진다는 내용입니다. 다른 로맨스 영화와의 차이가 하나 있다면, 그건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하고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죠. 영화 중 후반부에 엠마는 교통사고로 죽고, 홀로 살아가는 덱스터가 이를 이겨내는 과정이 그려집니다. 사실 처음 영화를 봤을 때는 대체 작가는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엠마를 죽인걸까. 생각하며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그냥 다른 영화들처럼 해피 엔딩으로 끝낼 수도 있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영화를 처음 보고 2년쯤 지난 후에 다시 이 영화를 봤는데요. 그때는 이 영화는 단순히 '사랑'에 대해서만 그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이 영화가 덱스터로 표방되는 미성숙한 인간의 '성숙'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그려진 영화라고 봅니다. 이제부터 원데이에 대한 주관적인 저의 해석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7월 15일


7월 15일은 이 영화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7월 15일을 기준으로 흘러가고 있고, 덱스터와 엠마의 상황과 감정선도 천천히 변화합니다. 7월 15일은 이들이 처음 만난 날이자, 결혼한 날이자, 사별한 날이기도 한 정말 많은 의미가 담긴 하루 입니다. 영화 제목이 One day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0년 간, 7월 15일이라는 하루가 차곡차곡 쌓여가면서 덱스터가 어떻게 변화하고 성숙해나가는지, 단편적으로 나마 느낄 수 있는 그 해의 스토리들이 엮어집니다.


외모의 변화   

초반 덱스터와 후반 텍스터


영화 후반부 엠마와 덱스터



덱스터는 초반에는 엠마에 비해 월등합니다. 외모, 직업 등등에 있어서 엠마보다 훨씬 나아보입니다. 그는 소위 말하는 인싸(?)로 등장합니다. 부유한 집안과 훈훈한 외모로 주위에 여자들이 끊이지 않습니다. 반면 엠마는 덱스터에 비해 한참 뒤쳐져 보입니다. 작가라는 꿈은 있지만 현실의 벽에 막혀 나아가지 못해요. 그렇기 때문에 덱스터를 좋아해도 그저 친구로만 남게 됩니다. 초반의 엠마는 굉장히 자존감이 낮은 캐릭터로 나옵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엠마는 점점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결국에는 작가로서 성공합니다. 하지만 덱스터는 마약 중독과 이혼 등등으로 망가지죠.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 이들의 외모입니다. 영화 원데이는 인물들의 위치, 상태의 변화를 외모를 통해서 주로 드러내고 있는데요. 초반에는 훈훈했던 덱스터가 점점 쾡하게 변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외모를 언급한 이유는 아래 말씀드릴 성숙해가는 덱스터를 보여주는 방식 중 하나가 외모이기 때문입니다.

 

성숙

제가 앞서 이 영화는 한 인간의 성숙을 담은 영화라고 말했습니다. 사랑 영화의 틀을 빌려 인간이 성숙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죠.



덱스터는 자신만만한 인물입니다. 외모, 집안 부족한 것 없이 살아왔죠. 그를 마다하는 여자도 없고 덱스터 자체가 마다하는 타입도 아닙니다. 소위 오는 여자 안막고 가는 여자 안막는 그런 스타일이랄까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다양한 유혹에 휩싸이기 쉬웠습니다. 숱한 스캔들과 마약중독이 그 예입니다.


그런 그를 주변에서 유일하게 잡아주는 인물이 덱스터의 어머니와 엠마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중반, 어머니의 죽음은 덱스터가 더더욱 무너지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여자와 마약으로 상실의 고통을 잊으려 하지만 이는 덱스터 자신의 삶을 좀먹어 가죠. 이 과정에서 엠마는 무너져가는 덱스터의 곁을 떠나게 됩니다.



그런 덱스터도 다시 인연을 만나고 아버지가 되면서 점점 성숙해지는 듯 보입니다. 친구가 제안했지만 거절했던 일-친구의 비즈니스에 말단 사원으로 일하는 것- 도 아버지가 되자 기꺼이 수행하죠. 그렇게 아버지로서, 남편으로 잘해나가려고 노력하는 덱스터의 모습은 예전과 달리

조금은 수수해진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엠마 역시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씩 변화합니다. 이제 슬슬 책을 써내려 나가고 작가로서의 삶을 준비하죠. 초반에 비해 예뻐진 엠마의 모습이 자신감 있어진 엠마의 모습을 투영합니다. 그렇게 친구의 결혼식에서 오랜만에 만난 둘은 다시 화해를 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각자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덱스터의 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았죠.



덱스터의 첫 부인은 덱스터에게 일자리를 준 그 친구와 바람을 핍니다. 그 사이의 과정은 자세히 그려지지 않지만, 많이 지친 덱스터는 파리에 있는 엠마에게 가게 되죠. 자신의 마음은 예전부터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아이가 있고 부인이 있었기 때문에 엠마에게 다가가진 못했었는데, 이제부터라도 다가가겠다는 거겠죠.



하지만 바로 이루어지면, 로맨스 영화라고 할 수 없겠죠? 엠마는 당시에 만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덱스터는 그 사실을 알고 당황하고, 결국 엠마의 행복을 위해 떠나려 합니다. 그리고 엠마는 20년 된 사랑을 저버리지 못하고 결국 덱스터에게 갑니다. 렇게 둘은 긴긴 썸(?)을 지나 결혼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우리 덱스터는 쉽게 행복해질 수는 없나 봅니다.



가장 행복했던 7월 15일에 엠마를 잃게 됩니다. 어머니의 죽음도 겨우겨우 극복해낸 덱스터에게 가장 사랑하는 엠마의 죽음은 자기 스스로를 포기해버리는 지경으로 몰아갑니다. 매년 7월 15일마다 술먹고 행패부리는 나날이 반복되죠.


그러다 덱스터는 자신의 아버지와 함께 7월 15일을 지내게 됩니다. 아버지에게 묻죠.


'아버지는 어머니가 죽은 뒤로 어떻게 하루를 보내나요?'

라고, 아버지는 언제까지고 슬퍼할 수는 없으니 꿋꿋이 내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대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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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몇년의 시간이 흐르고 덱스터는 자신의 딸과 함께 엠마와 처음 오르게 된 언덕을 함께 오릅니다. 그는 아직도 엠마가 그립냐는 딸의 물음에 그립다고 대답하죠.


그래도 이제 덱스터는 7월 15일에 무너지지 않습니다. 끝내 이별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우고 홀로 서기에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이야기가 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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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지막은 덱스터와 엠마의 첫 만남의 끝자락을 보여주는 것으로 막을 내립니다. 이미 둘은 사랑하고 있었지만 왜 인지 계속해서 어긋나고 어긋나는 데요. 이 과정에서 덱스터는 점점 더 성숙해지고 마침내 이별을 극복해내는 방법을 배워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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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이 영화를 이별할 때마다 찾아보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이별을 배워나가는 덱스터를 보며, 저 역시 이별을 배워나가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하루를 살아도 만나고 싶은 사람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 원데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