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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일기] 캐나다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사무직 취업 도전

LIama 2020. 4. 21. 02:24

캐나다에서 본 벚꽃

캐나다에서 사무직으로 취업하기는 내 워킹홀리데이 목표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코로나가 이렇게 심각할줄 모르고.. 설마 모든 채용이 스탑될 줄 모르고..) 그래도 지금까지 약 2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준비한 부분과 면접을 보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직무 설정

- 직무는 그동안 해왔던 것을 살려 Data Analyst로 준비했다. 하지만 해당 직무는 회사별로 R&R이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Job description을 보면서 내가 해온 업무와 결을 같이 하는 지 지원 전 늘 확인했다.

 

2. LinkedIn 프로필 준비

- 해외 취업에서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링크드인이다. 실제로 나는 링크드인을 통해 잡오퍼가 오기도 했기 때문에, 그동안 해온 업무를 잘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영어로 업무를 적는다는 것이 굉장히 까다롭다. 업계 용어나 직무 용어를 적절히 적어줘야 더 프로페셔널 해보이기 때문에 나와 같은 직무에 있는 사람들의 링크드인 프로필을 많이 참고했다. 그리고 한번 작성했다고 끝내지 않고 계속해서 업데이트 했다. 내 프로필을 최신의 상태로 만들어야 검색시에 노출이 잘 되는 듯 하다.

 

3. 지원 사이트

- 지원은 크게 링크드인인디드를 통해 이루어졌다. 확실히 내 직무는 토론토에 많은데, 현재 토론토가 코로나로 난리이기 때문에 그곳은 일단 지원하지 않고 있다. 

 

4. 서류 통과

- 서류가 통과되면 대체로 캐나다는 메일로 연락이 온다. 전화가 먼저 오는 경우는 단 한번도 없었다. 대체로 내 서류 통과율은 35% 정도 되는 것 같다. 10군데 지원하면 3.5군데 정도에서 면접보자고 하는데, 중요한 건 서류가 아니다. 면접이야 말로 외노자에게는 가장 큰 시련.. (참고로 나는 4년차 경력직으로 지원했기 때문에 신입 채용과는 상황이 다를 수 있다.)

 

5. 면접

- 면접은 대체로 1차 HR 전화면접 / 2차 실무진 면접 / 3차 임원 면접 정도가 되는 것 같다. (회사에 따라 바로 실무진 면접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고 이것보다 더 전형이 많은 경우도 있다.) 특이한 점은 면접 전 Assignment가 있는 기업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SQL 테스트 정도라도 있을줄 알았는데 지금까지 면접본 회사 중에 딱 한곳만 있었다.

 

- 전화 면접이 있다는 점이 굉장히 신기하면서도 어색했는데, 어차피 전화이기 때문에 템플릿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전화면접은 크게 어렵지 않았다. 전화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Job description에 나와있는 업무를 내가 할 수 있다는 점을 경험을 통해 잘 피력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분들은 해당 업무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거의 JD를 바탕으로 질문을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다르게 인성관련 질문보다는 그 툴을 사용해봤는지 그래서 바로 업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지가 당락을 결정한다. 때문에 어떻게 어디에 사용했다.를 피력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거 아직 못하는데 나 금방 배워!' 는 적어도 여기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 실무진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직무 역량이다. 이때에는 조금 더 전문적인 나만의 강점을 피력해야 한다. 그리고 굉장히 디테일한 질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면접을 준비할 때 내 답변에 대해 들어올 수 있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 역시 생각해보는게 좋다. 하지만 늘 내가 무엇을 준비하든 그 이상의 질문이 들어온다. :)

 

- 임원 면접까지는 아직까지 가본적이 없다. 그래서 뭐라고 말할 수가 없다. 슬프다..

 

6. 현재까지의 느낀점

- 개인적으로 나는 면접에서 나의 언어적 한계를 절실히 느꼈다. 아무리 내가 이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있어도 영어로 말할 수 없으면 그걸 모르는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조금 더 내 생각이나 내 지식을 편안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정도의 영어 수준이 아니면, 채용이 되서 업무를 해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현재 코로나 때문에 대부분의 채용이 멈춰있다. 1차를 보고 홀딩된 곳도 있고 2차까지 보고 홀딩된 곳이 있다. (거의 2주는 된듯... 떨어지면 이야기는 해주기 때문에 홀딩된 곳들은 일단 됐다고 가정하고 기다리고 있다.) 언제 이 상황이 나아질지 모르기 때문에, 동시에 한국 기업에도 서류를 넣고 화상 면접을 보고 있다. 그러면서 내 언어로 업무를 하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다시 한번 더 느꼈다. 무엇을 물어봐도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는 나를 되돌아 보면서, 영어를 왜 더 열심히 하지 않았나 후회도 하고 동시에 '그래 나 이정도는 논리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 하며 무너진 자존감도 다시 쌓아올리고 있다.

 

- 한국에 돌아가는게 확정되기 전까지 나는 계속해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합격하고 떨어질 것이다. 나 자신의 성장을 계속해서 이뤄나가는 한 해가 길 바라며, 난 오늘도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