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로 온지도 벌써 한달 반이 지나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 역시 코로나의 여파로 딱히 할 수 있는 것이 없는데, 다행히 밴쿠버는 토론토나 퀘백에 비해 확진자 수가 그다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추세는 아니다. 지난주부터 주정부 emergency 역시 해제 되었다. 그래서 길거리에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은 편인데, 다행히 내가 있는 동네(다운타운에서 차로 15분 정도 떨어져 있음)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까지를 되돌아보며 할 수 있었던 일을 꼽아보기로 했다.
1. 산책하기
요즘 날씨가 굉장히 좋아서 산책하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데, 그럴때에는 사람들이 많이 없는 시간을 공략해서 산책로(이 동네 특징인지 캐나다 특징인지 모르겠으나 동네에 산책로가 엄청 잘 되어 있음)를 걷는다. 확실히 평일 낮 11시쯤에는 길거리에 사람이 거의 없다. 나름 편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그때 빠르게 산책을 다녀온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동네 곳곳에 공원이 잘 위치해있다. 그래서 가끔은 공원으로 산책을 가기도 하는데, 그 때는 바다(운좋게 공원에 바다가 껴있음)를 보면서 집 안에서만 쳐박혀 있는 서러움을 털어낸다. 개인적으로 동네 선택을 굉장히 잘 한 것 같다. 조용하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알찬 동네!
2. 장보기
이곳 역시 사재기가 심할 때에는 선반 곳곳이 텅텅 비어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 요즘은 비상사태도 해제되고 하면서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다. 그래도 여전히 달걀은 아침 일찍 나가야 살 수 있고 휴지는 업ㅅ.... (이하 생략)
3. 온라인 온라인 온라인...
이제 더 이상 할 게 없다. 나머지 시간은 온라인 쇼핑(해도 입고 나갈 곳이 없어서 살 이유가 없지만 그래도 정말 맘에 드는 옷이 있으면 사버리는 나 ㅅㄲ...), 유튜브 (프리미엄 시작), 넷플릭스 앤 췰의 반복. 가끔 온라인으로 화상 면접을 보거나 한국에 있는 친구들과 카톡을 한다. 온라인 밋업도 종종 참여한다. 이쯤되면 산책할 때 외에는 내가 캐나다에 있는 건지 한국에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4. '나' 와의 시간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다보니 '나' 에 대해서 생각할 때가 많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내가 뭘 할 때 행복감을 느끼는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그러려면 뭘 해야하는지 등등... 확실히 그동안 회사다니던 때에 비해 나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돌아가기 전까지 이렇게 나를 이해하는 시간을 종종 가져볼 참이다.
5. 공부
이것도 사실 온라인의 연장선 상인데, 요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전향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 중이다. 이미 IBM Data Science 자격증도 취득했고, 현재는 Kaggle Competiton에 열심히 참여 중이다. 그동안 회귀 모델만 만들다가 분류 모델, 자연어 처리 모델을 만들어보니까 정말 머신러닝/딥러닝의 세계는 넓고도 깊다...
6. 취업
사실 취업은 아르바이트라도 하려고 했는데 가게가 문을 열지 않으니 알바 자리 하나 얻기 어렵다. 이것 때문에 한국 회사 면접을 보고 있는 건데, 결과가 어떻게 되든 짧든 길든 현재의 시간에 충실하게 지내보려고 한다.
참 안좋은 시기에 캐나다에 와서 그래도 나름 나에 대해 알게 되는 좋은 시간이 되고 있는 듯해서 후회는 없다. 알바를 못해보고 간다면 그게 제일 아쉬울 것 같은데,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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