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 오고나서 이제 2달이 조금 지난 지금, 한국으로 돌아가기를 결정했다. 돌아가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계획했던 모든 플랜을 실행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점과, 한국에서의 취업이 결정되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오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던 만큼, 돌아갈 결정을 하는 데에도 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어제 비행기 티켓을 12월에서 다음주로 옮기기 직전까지도 고민을 많이 했다. 어제는 날이 유독 좋았고, 해변가에 많은 캐나다인들이 나와 일광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 순간만큼은 '아 역시 남는게 좋을까' 했지만, 동시에 나는 이곳에 여행객으로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태라는 점이 나를 계속해서 괴롭게 했다.
결국 과거에 캐나다에 있으면서 내가 그동안 마냥 행복했던 이유는 돌아갈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그곳에서의 삶이 있었기 때문이었음을 깨달았다. 이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것은 한국보다 몇 배 더 고되고 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한국에서의 삶에 지쳐서 이곳으로 왔는데, 이곳에서 더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는 점이 나에게 더 큰 힘듦으로 찾아왔다. 게다가 이곳에서 예전에 내가 살았던 만큼의 일을 하기 위해선 또 다른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차라리 일을 한번도 안 해본 상태에서 왔다면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다양한 잡을 구해봤을 텐데, 어줍잖게 일을 해보고 들어오니 안하려고 해도 비교가 된다.)
그래도 이곳에 있는 2달이라는 시간동안, 나에 대해서 많이 되돌아 볼 수 있었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떻게 앞으로를 그려나가고 싶은지 등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더불어 그동안 생각만 하고 실천은 못했었던 머신러닝/딥러닝 공부도 원없이 했다. (물론 갈길이 멀다.) 역시 인생에 한번 쯤은 브레이크 타임이 필요한데, 딱 모두가 멈춘 이 시점에 잘 쉬었다가 가는 것 같다. 만약 캐나다가 예전과 같았다면 아마 그냥 뭣 모르고 계속 놀면서 지냈을지도...ㅋㅋ
봄철 미세먼지 어택에서 벗어나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매일 낮에 산책 나가던 이 일과가 한국에 가면 분명 그립겠지. 남은 1주일동안 후회 안 남게 더더 열심히 만끽하고 와야겠다. 아직 남아 있는 많은 워홀러분들과 나의 룸메, 그리고 앞으로 이곳에 올 모든 워홀러들이 나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돌아오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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